한국MSD가 지난해 출시한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이 올해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일부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백신접종 중단까지 고민하고 있다.
앞서 높은 가격장벽으로 가다실 접종률이 저조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러나 여기에 세무조사에 대한 부담감이 가해지면서 개원의들은 백신접종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즉, 고가로 공급되는 가다실에 대한 접종이 많은 의료기관들은 혹시라도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이 될까 심적인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게다가 공급 초기에 가격 조정으로 마진율까지 낮아 심적인 부담을 안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한 산부인과 개원의는 "실제 의료기관에 들어오는 원가가 13만~14만원 수준인데 가격 경쟁으로 일부 의료기관이 18만원까지 접종가를 낮춰 인건비, 세금을 제하고 나면 사실상 남는 마진이 없다"며 "오히려 접종률이 높을수록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에만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일부 산부인과 개원의들 중에는 이 같은 이유로 가다실 접종을 중단할까 고민하는 곳도 있다"며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을 독점하고 있는 MSD사의 공급가 자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다실 접종을 시작한 소아청소년과 한 개원의는 "세무조사에 대한 부담감으로 가다실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게 되는게 솔직한 심경"이라며 "특히 이제 막 접종을 시작한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의 경우 접종률이 상승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접종을 잠시 중단했다가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자궁경부암백신인 '서바릭스'가 공급되면 가격 경쟁으로 공급가가 낮아질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한 관계자는 "서바릭스가 출시되면 현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다실의 가격도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부 개원의들은 자궁경부암 백신의 공급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