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전증으로 투병중인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 아들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간이식을 받은 주인공은 김수옥(47) 씨. 그녀는 지난해 비만 치료를 위해 복용한 약제에 의해 간이 나빠져 황달이 심해지고 전신부종이 생겨 건양대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간부전증이 심해 간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뇌사자의 간 기증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을 오래 끌수록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맏아들인 전인택(23) 씨가 간 이식 적합성 검사를 받았다.
전 씨는 육군 제35사단 적상면대대에서 예비군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현역군인이며, 올 7월 전역을 앞두고 있다.
다행히 간 이식에 문제가 없다는 검사결과가 나와 어머니를 위해 큰 결심을 한 것이다.
특히 전 씨는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집안의 가장역할을 해오고 있는데 군 복무중에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어려운 가정을 이끌어가고 있는 효자이며 정보처리, 컴퓨터그래픽 등 5개의 자격증도 취득할 만큼 학구열도 높다.
전씨는 “자식으로서 당연한 결정이었고 이제까지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의 무한사랑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18일 오전 7시 건양대병원 간이식팀 최인석 교수(외과)의 집도로 아들 전씨의 우측 간 60%를 떼어내 어머니 김씨에게 이식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약 2주정도가 지났는데 김씨는 특별한 부작용 없이 빠르게 회복중이며 아들 전씨도 예전처럼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최인석 교수는 “앞으로 1~2주 동안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아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모자에게는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약 2천여만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큰 걱정거리이다.
어머니 김씨는 무주군청에서 자활근로를 하다 그만둔 상태로 가정형편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건양대병원에서도 이들의 딱한 사정과 요즘 젊은이 같지않은 효심깊은 아들을 위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건양대병원은 지난 2006년 신장이식에 이어 간이식을 모두 성공했으며 중부권에서 최초로 장기구득기관(HOPO: Hospital 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