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 전문의가 별도로 없는 성형외과 등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마취 중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개원가에 따르면 기존에 마취과 전문의 없이 시술하던 의료기관들이 시간당 페이를 별도로 지급해서라도 마취과 전문의가 마취를 하는 방향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일부 규모가 있는 대형 네트워크의원들은 아예 마취과 전문의를 채용해 환자들에게 안전한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으로 어필하고 있다.
또한 마취과 전문의를 별도로 고용할 여력이 안되는 소규모 의원들은 전신마취가 요구되는 시술을 피하고 대신 레이저 시술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A성형외과 김모 원장은 "마취 의료사고에 대한 보도가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잇따라 보도된 때문인지 그 여파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미용·성형외과 개원의들은 마취수술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은 의료기관 뿐이 아니다. 언론의 보도 이후 상담 문의를 하는 환자 중에는 마취과 전문의가 따로 고용돼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미용·성형외과의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B클리닉의원 박모 원장은 "전신마취를 해야하는 지방흡입수술은 심적 부담을 느껴 지방제거를 원하는 환자들이 지방흡입수술보다 레이저, 운동처방 등 간단한 시술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의료시장에 자리잡아 나갈 듯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황영중 회장은 "실제로 회원들이 수면마취 수술을 자제하고 하더라도 과거에 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며 "협의회 차원에서 이에 대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