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구인난과 임금을 두고 벌어지는 병원과 의사간의 신경전이 뜨겁다. 병원들은 봉직의 임금이 경영에 부담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내놓고 있으며, 봉직의들은 일부 사례를 가지고 확대해석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최근 정신병원협의회와 정신과 전문의간의 논쟁은 이러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신병원협의회는 60병상 당 의사 1인인 현행 정신병원 인력기준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봉직의 임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은 수도권과 대형병원 근무만 원하는 정신과 전문의에 대한 구인난으로 인해 임금이 치솟고 있다며 인력기준 개선을 반대하는 정신과 전문의들을 '현실을 무시하고 밥그릇 챙기기를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체 조사한 정신과 전문의 임금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경정신과의사회도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병원 정신과 병상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42.1%나 증가했다며 급격한 병상 수 증가를 전문의 구인난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의사가 높은 임금을 요구한 것이 아님에도 의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면서 "병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갈등은 정신병원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게 병원과 봉직의 모두의 이야기다.
지방의 중소병원은 의사 구하기의 어려움을 호소해 오고 있다. B병원 병원장은 "나름 좋은 조건을 두는데도 봉직의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의사 연봉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병원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영상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전문의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전언.
반면 봉직의들은 구인난의 경우 일부 과에 불과하며, 임금 역시 과별로 천차만별인 상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병원들이 구시대적인 고용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직의 김모 씨는 "소아과나 산부인과 봉직의 연봉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면서 "정부의 전문의 인력 수급 문제를 비난해야 할 병원들이 봉직의에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