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무차별적인 수진자조회로 의사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에서도 현지확인에 대한 불만섞인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심지어 한의계는 의료계보다 한의계가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에 따른 피해 사례가 더욱 많을 가능성이 높다며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단계에 달했다고 나서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오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건보공단의 부당한 현지확인 업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여론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이에 앞서 개원한의사협회는 최근 건강보험공단 항의방문을 실시하는 등 한의계의 이같은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고압적 자세로 무분별한 데이터 요청"
한의계는 의료계와 마찬가지로 건보공단의 무분별한 데이터를 요청과 현지확인시 강압적인 태도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다.
공단 항의방문에 나섰던 개원한의사협회 최방섭 회장은 "공단이 현지확인을 나오기 전에는 분명 정해진 과정이 있고 나와서도 설명이 있은 뒤 자료를 요청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무작정 잘못했으니 자료를 내놓으라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회원 중에는 공단의 고압적인 태도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낀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 시작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의계와 공단 측이 현지확인 업무에 대해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와 관련해 공단 측에 직원 직무교육 강화 등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실적올리기 위해 긁어부스럼 만드나?"
또한 건보공단의 현지확인 업무가 실적내기식이 되고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의사협회 한 관계자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온 환자에게 부황 치료를 한 경우 동일상병에 한해 20번으로 횟수를 제한시켜놓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환수조치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3개월간 20번의 부황치료를 받은 환자가 3개월 뒤에 다시 20번의 부황치료를 받은 경우 공단은 이를 분기별이 아닌 1년 전체로 통계를 내기 때문에 환수조치 대상이 되는 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방진료에 대한 이해없이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는 부당한 부분으로 수정돼야 한다"고 했다.
공단 "실적쌓기 말도안돼…정상적인 청구만이 목적"
이같은 지적에 대해 건강보험공단 한 관계자는 "공단법에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해당 비용만큼 환수 조치한다'라는 내용이 있다"며 "우리는 이를 이행하는 것일 뿐이며 실적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요양기관들의 청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기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심평원에서 심사한 부분에 대해 공단이 재차 조사하는 것에 대한 이의제기에 대해 그는 "심평원이 사전관리를 한다면 공단은 사후관리를 하는 기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단의 강압적인 태도에 대한 지적에는 "우리는 자료요청을 하는 것일 뿐이며 보충적으로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사전에 이를 공지하고 방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