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의학논문 등을 들고와 처방이 틀렸다고 지적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최선이라는 점을 설명해라."
한 의대 교수가 최근 인터넷 등의 발달로 똑똑해 지고 있는 환자들과 소통하는 법을 전수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고려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이영미 교수는 최근 자신이 집필한 '어려운 진료상황에 대처하는 의사소통 실전가이드'라는 책을 통해 이같은 노하우를 실제 상황에 접목해가며 풀어냈다.
|사례| 선생님, 제가 유럽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잡지를 보니 저같은 관절염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던데요. 킬레이트화 치료라고 대다수 의사들이 모르고 있지만 효과가 좋대요.
만약 의사가 환자의 이러한 지적을 들었다면 어떻게 대화해 가야 할까. 이영미 교수는 이 상황에서 절대 환자의 요구와 견해를 무시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 상황에서 "완전한 허풍이예요. 완전 엉터리 치료라니까요. 제가 드린 관절주사제를 맞으시는게 훨씬 나을 꺼예요"라고 답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26일 "많은 환자들은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알고 있고 그 정보를 매우 신뢰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자들의 정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의료 정보가 의학저널로 출간돼 의사가 보기전에 언론등에 의해 국민들에게 퍼지기도 하며, 저명한 의료전문가에 대한 방식과 자신과의 차이점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영미 교수는 "환자는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에 대한 권리가 있으며 의사는 자신의 전문지식을 통해 치료를 제공하거나 거절할 권리가 있다"며 "이에 의사와 환자는 먼저 공통적인 의견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의사는 환자의 신념과 견해를 최대한 듣고 치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환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 생각과 관련을 지어가며 자신의 치료계획을 설명하면 환자를 이해시키는데 효과적이다"며 "그래도 환자가 의문을 갖거나 반발하면 너무 방어적으로 대하지 말고 '왜 이렇게 생각할까'를 고민하고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자에게 너무 끌려가서도 안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조언이다. 설득과 합의에 최선을 다했다면 방어적 태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영미 교수는 "양쪽의 입장을 명확히 했으며 사실을 설명하고 자신의 치료방법을 충분히 설명했다면 환자의 의견에 지나치게 동조할 필요는 없다"며 "특히 병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치료법을 거절했다면 토론 내용을 차트에 기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유방암 초기인 여성이 현재 치료가 가능한데도 침술치료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이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면 이를 기록해 문서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환자와 의사가 합의하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