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명이 약제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183달러로 OECD국가의 1인당 평균인 308달러보다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약제비가 국민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3%로 선진국 평균인 16.7%보다는 높았다.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한국보건행정학회지 12월호에 발표한 'OECD의 개념에 따른 우리나라 약제비의 국제비교'를 통해 각국의 1인당 약제비 규모를 구매력 지수로 환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각국의 1인당 약제비는 미국이 605달러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프랑스(537달러) 이태리(493달러) 캐나다(451달러) 독일 (402달러) 순이었다. 일본(315달러) 덴마크(223달러) 뉴질랜드(195달러) 등도 약제비가 한국보다 높았다.
또 처방의약품과 비처방의약품이 구분되 파악된 11개국과 비교한 결과 전체 12개 국가의 1인당 평균 의약품비는 330달러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76달러에 불과했다.
각국의 처방약품비는 미국 494달러 프랑스 426달러 캐나다 359달러 독일 346달러 일본 242달러 덴마크 187달러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비처방 약품비의 경우 미국 112달러 프랑스 75달러 캐나다 48달러 일본 72달러 덴마크 34달러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9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1년 현재 우리나라 약제비의 국민의료비(31조원 추산) 점유율은 20.3%로 OECD국가의 평균치인 16.7%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의료에서 약에 의존하는 정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현상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상대적인 저소득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민의료비에서 차지하는 약제비의 비중에 관해 많은 호해가 있어왔으며 특히 OECD는 이러한 오해에 바탕을 둔 국내 논문을 이용하면서 우리의 약제비가 국민의료비의 30%에 달한다고 기술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OECD(2000)가 제시하고 있는 국민의료비와 약제비의 개념에 맞춰 산출된 추계를 갖고 비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