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년 ‘소비로프’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한 시골 중학생이다. ‘외모 가꾸기’에 한창 공을 들일 사춘기, 하지만 그에게는 늘 고민이 함께 했다.
윗입술이 세로로 찢어져 토끼입술처럼 보이는 선천성 구순열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코도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늘 비염과 호흡장애를 겪었으며, 발음도 새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겪어왔다.
하지만 현지 의료사정과 어려운 가정형편은 소년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하는 듯 했다.
그런 그에게 한국행 비행기표가 주어졌다. 부산지역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 주선으로 한국땅을 밟은 소년은 7월14일 부산대병원에서 무료수술을 받았다.
그후 일주일이 지난 7월21일 병실을 찾았을 때 그는 수줍게 카메라를 맞았다. 아직 붓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주치의인 성형외과 배용찬교수와 짧은 대화도 나누며 제법 여유를 보였다.
“특별한 것은 없고 제 여자친구와 결혼해서 잘 사는 게 꿈입니다.”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교에 가면 지금 사귀고 있는 또래 여자친구에게 가장 먼저 자랑할 것이며, 그 친구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는 미소년 소비로프.
이날 병실에는 국내에서 5년째 거주하고 있는 아버지(루트불라예프, 38)의 친구가 동석해 통역을 해주며 연신 의료진과 대한민국에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부산대병원의 국경을 넘은 인술은 지난 2004년 타지키스탄의 ‘화루흐’군, 2005년 베트남의 ‘호아이펑’양, 2006년 몽골의 ‘테무친’군, 2007년 몽골의 ‘아마라’양, 2007년 라오스 ‘5소년’에 이어 여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