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권위자인 안웅식 소장은 “개원의들이 착각하기 쉬운 가장 큰 부분은 암 예방 주사가 나왔다고 오인하는 것”이라고 전하고 “자궁경부암 중 HPV는 85%에 불과해 전체를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또한 “백신접종을 문의한 환자가 HPV에 감염됐다면 예방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 모두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따라서 접종 전에 항체와 DNA 검사 진단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예방백신에 대한 올바른 개념정립을 당부했다.
안 소장에 따르면, HPV에 감염되더라도 85%가 자연 치유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나머지 15% 중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이중 절반도 안된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MSD·GSK, 항체가 측정 장치 다르다“
하지만, 성 접촉 경험이 없든 있든 간에 감염이 되지 않았다면 예방 백신은 접종해야 하고, 감염됐다면 자연치유 기간인 2년 후 재검사를 통해 재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백신 투여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또 다른 관심사항은 ‘가다실’과 ‘서바릭스’ 어느 제품이 우수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소장은 “절대치 비교 자체가 모호해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진단한다.
현재 '가다실‘은 HPV 바이러스 중 6형과 11형, 16형, 18형 등 4개에서, ’서바릭스‘는 16형과 18형 등 2개에 각각 예방 적응증을 인정받은 상태이다.
따라서 ‘가다실’은 경쟁품보다 폭넓은 적응증을 강조하고 있으며, ‘서바릭스’는 강한 항원보강제로 지속성을 내세우며 최적의 백신제 임을 주장하고 있다.
안웅식 소장은 “MSD와 GSK의 임상자료를 살펴보면, ‘서바릭스’의 항체가와 지속성이 ‘가다실’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문제는 GSK는 항체가 측정에 ‘LUMINEX'를, MSD는 ’ELISA'라는 각기 다른 장치를 사용해 양측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i3#"사춘기 접종 찬성…중년기 효과 인식해야“
의료계 내부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 접종시기도 주목할 부분이다.
안 소장은 “소아청소년과에서 사춘기 이전 투여를 주장하고 있다. 백신의 특성을 안다면 이 주장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며 “다만, MSD와 GSK 임상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중년연령층에서도 투여 후 항체가가 지속되는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최상 접종시기에 대한 소아과의 의견에 동의했다.
비급여인 HPV 백신의 가격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이다.
안 소장은 “가다실이 의료기관에서 20만원의 가격으로 접종되고 있어 3회를 투여해야 해 환자 부담이 60만원에 달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후발주자인 서바릭스도 이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가다실보다 저렴한 공급가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격경쟁의 불가피성을 내비쳤다.
그는 “일부 교수들이 호주 등 선진국의 예를 들며, 자궁경부암 백신의 정부지원을 강조하고 있으나 열악한 건보재정을 지닌 국내 현실에서 이는 요원한 바람에 불과하다”며 “이보다 한국형 예방 및 치료 백신 개발을 통해 접종가를 수 천 원대로 낮출 수 있는 과감한 연구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안웅식 소장은 끝으로 “현재 출시된 백신의 핵심은 자궁경부암 예방에 국한됐다는 점과 HPV 감염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하고 “의원급 일부에서 수익성만을 고려해 무조건 접종한다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음을 분명히 주지해야 한다”며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을 주문했다.
자궁경부암 권위자인 안웅식 소장은 현재까지 60~70편의 HPV 관련 SCI 논문을 게재했으며 GSK ‘서바릭스’의 다기관 임상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