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해 의원 등 타 요양기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팽창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7월말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은 지난해말보다 9.45%(99개소)가 늘어난 1147개소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타 요양기관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 실제 동 기간 의원급 의료기관은 1.16%, 종합병원은 3.83%, 요양병원은 8.12%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병원의 증가세는 최근 3년간 계속해서 가속도를 내고 있다. 병원의 개원증가율은 2006년(7월말 기준) 2.64%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5.31%, 그리고 올해 9.45%로 해마다 배로 불어나고 있다.
그간 개원시장을 주도해오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증가율이 같은 기간 내내 1%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속도를 짐작할만 하다.
공동개원 선호현상-신도시 개원 증가 등 영향
장기불황 속에서도 병원급 의료기관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공동개원 선호현상 등 이른바 개원패턴의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개원시장의 중심축이 의원에서 병원급으로 이동했다는 분석.
의원급 의료기관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그 대안으로 공동개원을 선호하게 되고, 여러과가 합쳐지다보니 자연히 규모가 큰 병원으로 개원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있다는 얘기다.
병원경영연구소 이용균 실장은 "과거 개원패턴이 이른바 싱글플레이어, 즉 단독개원이었다면 최근에는 여러과 전문의들이 함께 개원을 준비하는 공동개원식 병원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아울러 전문병원과 공동개원의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를 벤치마킹하는 기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도시 의료수요의 증가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숫자를 늘린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용균 실장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의원과 달리 부지가 의료시설용도로 분류되기 때문에 폐업을 하더라도 업종의 전환이 어려워 , 같은 자리에서 개-폐업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신도시 개원 등이 늘어나다보니 절대적인 기관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