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두 달여를 앞둔 100주년 기념사업이 예산부족으로 행사의 전면적인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의사협회에 따르면, 오는 11월 15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인 의협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의 운영예산이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프로그램의 대폭 축소를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주년 기념사업은 의협과 별도법인인 ‘한국의사 100주년 기념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은 상태로 코엑스 행사 진행에 필요한 10억원 이상의 예산 중 지금까지 확보한 금액은 3억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주년 기념재단은 2005년 설립시 수익사업과 기금모금을 통한 대국민 행사와 의협 회관 신축 등 원대한 목표를 기치로 출범했으나, 실무진의 시행착오와 전임 의협회장의 과오 등이 겹치면서 공전을 거듭해왔다.
올해 2월 성상철 조직위원장(서울대병원장) 취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 기념재단은 홈페이지(100year.kma.org)를 통해 후원금을 신청 받고 있는 상태로 9일 현재(홈페이지 자료) 개인 또는 단체에서 총 7600만원이 모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의 홍보부스를 100여개 유치한다고 해도 제약협회에서 권고한 부스당 200만원에 비춰볼 때 2억여원에 불과해 확보예산 3억과 합쳐도 전체 예산 10억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재단의 예산운영이 의협과 별도 체계로 구성되어 있어 절차상으로는 100주년 기념사업회 자체적으로 예산을 조달해야 해 회비 미납 문제로 고심하는 의협으로서는 가용예산 지원조차 버겁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의사회 문영목 회장이 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의협 자체적인 지원과 시도별 고통분담, 제약사 찬조 및 대형병원의 후원이 필요하다”며 “조직위원회 병원들이 후원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아니나 오죽했으면 이런 생각을 했겠느냐”는 대목도 이같은 현실을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의협 집행부는 행사기간 중 소요될 예산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프로그램을 전면 축소하면서 제약사 외에도 관련 업체의 지원을 독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김주경 대변인은 “100주년 기념사업을 본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코엑스 하루 대관료가 1억원을 넘고 있어 비용 소요를 지양하고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한 행사에 주력해 갈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그렇다고 의협 100주년 행사를 겉치레식으로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내실 있는 행사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대웅 사태로 의협에 대한 제약업계의 분위기도 좋지 않아 업체 후원이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라며 기념행사에 대한 집행부의 고민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