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가 당뇨 합병증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네덜란드 오덴스대학병원 앤 카트린 쇠리 교수팀 등 세계 30개국 309개 센터에서 제 1형, 제2형 당뇨병 환자 5321명을 대상으로 최소 4년 동안 자사의 고혈압치료제 아타칸(성분명: 칸데살탄)이 '당뇨병성 망막증의 발병과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 결과 이같은 가능성이 제시됐다고 12일 밝혔다.
DIRECT(DIabetic REtinopathy Candesartan Trials)로 불리는 이번 임상은 기준점에서 당뇨병성 망막증의 징후가 없는 정상혈압의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아타칸을 복용하게 한 후 ETDRS(Early Treatment of Diabetic Retinopathy Study) 척도로 2단계 변화(경도 당뇨병성 망막증)를 측정했다.
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당뇨병성 망막증 발병이 18% 낮아진 경향을 보였다. 또 3단계 변화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발병이 위약군 대비 35%나 낮아지는 결과를 보여 아타칸을 통해 1형 당뇨병 환자에 있어 당뇨병성 망막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미 망막증을 앓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망막증 진행 지연에 있어 아타칸의 효과를 알아본 결과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아타칸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당뇨병성 망막증 진행 위험이 위약군 대비 13% 낮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초기의 당뇨병성 망막증 징후를 보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에는 위약군보다 아타칸군이 당뇨병성 망막증 호전(regression) 가능성을 34%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현재까지 당뇨병성 망막증의 치료는 레이저 치료가 전부인데, 당뇨병성 망막증의 호전(regression) 가능성을 최초로 보여준 이번 결과를 통해 아타칸은 당뇨병성 망막증의 발병과 진행 억제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회사 쪽은 평가했다.
그러나, 기준점에서 이미 당뇨병성 망막증을 보였던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위약군과 아타칸군 사이에 당뇨병성 망막증 진행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정상미세알부민뇨 환자에 있어 미세알부민뇨의 발생 예방효과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아타칸의 복용으로 미세알부민뇨 초기 발생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그간 많은 연구를 통해 아타칸을 포함한 ARB제제의 미세알부민뇨 감소 효과는 입증된 바 있으나, 정상혈압, 정상미세알부민뇨 당뇨병 환자에 있어 미세알부민뇨의 발생 예방 효과를 알아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톨릭대학 성가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정상혈압, 정상미세알부민뇨 당뇨병 환자에서 미세알부민뇨 발생 감소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미세단백뇨에 대한 아타칸의 효과가 없다고 해석하기 보다는 정상 환자에서 알부민뇨로 진행되는 것을 관찰하기에는 연구기간이 짧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미세단백뇨 이상의 신장합병증이 있거나 고혈압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서는 아타칸과 같은 ARB 제재의 적극적인 투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기존의 연구들이 혈압과 혈당 강하를 통한 합병증 예방 가능성을 모색했다면, 이번 연구는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순수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타칸과 같은 ARB 계열의 고혈압치료제가 가지고 있는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RAS, Renin-Angiotensin System) 차단 효과를 통한 당뇨병성 합병증 예방과 억제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