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약제비 지출수준이 과다추계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OECD개념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한방첩약(보약)이 약제비에 포함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절대비교가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형선 심사평가정보센터장은 24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팜 오케스트라 포럼'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정 센터장은 먼저 현재의 통계로 국제비교를 시도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른바 통계의 바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산출한 퍼센테이지(%)를 절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정 센터장은 "흔히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대비 약제비 지중이 30%로 OECD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고 지적한다"면서 "그러나 각 나라마다 건강보험제도가 다 다르고, 기준 자료가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방과 의과의 이원화된 의료체계를 가지는 특수성을 가지기 때문에 한방첩약이 약제비에 포함되는 특성이 있어 국제비교시 상대적으로 약제비 비중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실제 정 센터장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우리나라 약제비 OECD개념상(입원의약품 제외, 의약품+의료소모품 기준) 14조원으로 이 가운데 3.4% 수준인 2조원 가량을 한방첩약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약제비 가운데 한방첩약을 제외할 경우, 2006년 기준 우리나라 약제비 비중은 OECD개념상 25.9% 수준까지 떨어지는 결과가 나온다.
정형선 교수는 "각국의 데이터 생성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히 비교할 대상이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 분명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으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비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제비교가 필요하다면 정확한 개념, 내용으로 데이터를 산출해야 한다"면서 "정확한 데이터의 산출이 이루어져야 약제비 사용변화에 대한 명확한 원인 분석, 또 그에 따른 적절한 관리방안의 마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