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8년간 자살자가 매년 평균 13%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돼 정부 차원의 자살방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살자가 2000년 6437명에서 2007년 1만2174명으로, 지난 8년 동안 매년 평균 13%씩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자를 연도별로 보면, '00년 6437명에서 '01년 6907명, '02년 8612명, '03년 1만897명, '04년 1만1491명, '05년 1만2010명, '06년 1만652명, '07년 1만2174명으로, 전년대비 증가율에 있어서 '02년(25%)과 '03년(27%)에 가장 크게 증가된 뒤 조금씩 둔화되다가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성자살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자살자의 경우 '00년 1961명에서 '07년 4427명으로 2.3배 증가했으며 남성자살자는 '00년 4476명에서 '07년 7747명으로 1.7배 늘었다.
또 전체자살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40대인구로, 전체 12,174명 중 2,231명인 20%에 이르렀으며, 40대 이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증가율을 살펴보면, 10대 1.2배, 20대 1.7배, 30대 1.5배, 40대 1.7배, 50대 1.8배, 60대 2.3배, 70대 3.0배, 80세 이상 3.4배로 증가해, 30대 잠시 낮아졌던 자살증가율이 40대 이후 다시 늘어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자의 증가도 동반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60세 이상 노년자살이 급증해 노년층의 정신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애주 의원은 “40대 이상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이미 저출산·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노년층의 정신건강관리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노년층의 증가는 또 다른 사회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의 약화와 경제력 상실 뿐 아니라 사회적 참여 기회가 줄어들어 외로움과 고독의 정신적 고통이 증가하기 때문에 노년층을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노년층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영역을 만들어 지속적인 사회참여와 친교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 또한 많기 때문에 생명존중의식의 사회적 확산에 힘쓰는 한편 자살충동 상담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와 같은 초보적 수준의 지원이 아니라 자살자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한 선진국의 사례를 모범삼아 자살시도자의 평가 및 관리, 위기개입체계 등 다각적인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살예방과 관련된 ‘생명존중정신건강증진사업’ 예산은 5억6500만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