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혈액원 3곳 중 1곳은 헌혈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혈액원은 혈액안전관리를 위한 기본장비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현희(민주당)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료기관 혈액원 중 절반가량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였다고 14일 지적했다.
실제 동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 9월 현재까지 최근 3년간 단 한 차례도 헌혈을 받지 않은 기관이 전체 94개소 중 30개 기관으로 32%에 달했으며, 10건 미만의 헌혈을 받은 혈액원도 14곳이나 됐다.
복지부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의료기관 혈액원 중 절반가량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일부 혈액원의 경우, 시설 및 안정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전 의원에 따르면 '혈액원에 대한 혈약관리업무 심사평가' 결과 94개 의료기관 혈액원 가운데 6개소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혈액원은 단순한 문서대장의 미비나 대기실, 휴식실 미설치 등 시설적인 문제 뿐 아니라, 혈액안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NAT검사(핵산증폭검사)를 하고 있지 않는다든지, 전혈혼합기가 없고 폐기혈액 보관함에 잠금장치가 없는 등 혈액안전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현희 의원은 "의료기관 혈액원은 전체 헌혈량의 0.6%에 불과한 공급량을 담당하고 있지만, 수혈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깨끗하고 안전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혈액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예방과 질병관리본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일 것"이라면서 "의료기관 혈액원에 대한 감시계획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