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대한스포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만난 이경태 상임부회장(을지병원)은 팀닥터 제도화를 주장하며 우리나라의 스포츠 인프라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열린 베이징올림픽만 봐도 일본의 경우 각 종목별로 별도의 의무팀이 투입돼 선수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응급사태를 대비하도록 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의료진 4명이 전체 국가대표선수들을 살펴야했다"며 "우리나라도 각 종목별로 주치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태릉 선수촌에도 선수들의 건강을 돌보는 의료진은 단 한명에 불과, 스포츠의료 서비스 수준이 매우 열악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스포츠의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상술의 일환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며 "향후 검증되지 않은 의료진이 팀닥터를 맡는 등 문제를 막기위해서라도 제도화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부회장은 스포츠의학이 발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엘리트체육 이외에도 생활체육의 인프라 구축 및 확대를 강조했다.
일단 사회체육이 활성화되고 참여인구가 늘어나야 수요도 늘어나고 이에 따른 스포츠의학 연구도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한때 스키가 붐일 때는 무릎 십자파열 환자가 많고 스노보드 인구가 늘어나자 어깨힘줄파열 환자가 늘어났듯이 최근 자전거타기 붐이 일고 있어 이에 따른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생활체육의 활성화는 국민건강에도 긍정적일 뿐더러 스포츠의학의 발전에도 일부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스포츠환경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부 선진국을 보면 초·중·고교 스포츠팀은 물론 리틀야구 등에도 주치의를 의무적으로 두도록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선수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에 대한 인식자체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프로야구선수가 경기도중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거나 권투선수가 경기도중 링에서 사망하는 등 의료진의 응급조치만 있었어도 살릴 수 있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스포츠의학의 현주소"라며 "학회 차원에서 제도화 촉구, 캠페인전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