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세 번째로 비뇨기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은 김경희 전문의가 최근 서울 신사동에 코넬여성비뇨기과의원을 개원했다. 여자 비뇨기과 전문의 개원 1호다.
김경희 원장은 12일 “상당수 여성들이 비뇨생식기계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러 병원을 떠돌다가 만성화되는 사례를 적잖게 본다”면서 “여성들을 위해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여성들이 즐거운 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여자 전문의로서의 장점을 살려 요실금과 여성회음 성형수술, 성 클리닉을 전문화해 그간 여성으로서 숨겨왔던 고민을 망설이지 않고 편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그렇다고 김 원장의 전문분야가 여성 비뇨생식계인 것만은 아니다.
김 원장은 과거 서울시립 동부병원에서 남성 전립선질환자도 많이 진료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 주변이나 동료의사로부터 “여자가 왜 비뇨기과의사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국내에서 세 번째 비뇨기과 전공을 선택했고, 당시 여자 비뇨기과 전문의가 한명도 배출되지 않은 그야말로 비뇨기과 전공 1세대이다 보니 이런 질문이 늘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처음에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기대대로 부끄러움도 타고 수줍음에 말문을 닫을 때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남녀 환자 공히 임상경험을 많이 갖춘 여자 비뇨기과 전문의 중 한명”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남성, 여성 환자를 모두 진료하고 싶지만 진료 특성상 하나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면서 “여자 비뇨기과의사의 개원 성공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간 여자 비뇨기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상담하고 진료한 경험을 정리해 ‘맘에 드는 구두가 섹스보다 낫다면?’ 제목의 책도 최근 발간했다.
김 원장은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여성이라는 편견과 굴레, 남성이라는 우월감과 자신감의 괴리에서 오는 성격 차이를 극복하고, 건강한 가정, 행복을 찾아가는 부부들의 걸림돌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부산의대를 졸업하고, 원자력병원 전공의 과정을 거쳐 이윤수 비뇨기과병원 여성비뇨기과 과장, 동부시립병원 비뇨기과과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