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밤새우며 응급환자 진료하고 수술해도 금니 하나 씌우는 것보다 적은 이득을 남길 수밖에 없는 게 외과의 현실이다”
K대병원 외과 조준민 레지던트 3년차의 말이다.
조 씨는 13일 대한외과학회가 마련한 ‘외과 위기 극복을 위한 보험 정책적 접근’ 심포지엄에서 ‘전공의가 경험한 외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발표 자료를 통해 “Vital을 다루고 싶었고 수술을 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외과를 선택하는데 힘들진 않았다”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동기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적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3년이 지난 지금 레지던트 4년차가 코앞인데 외과를 지원하는 후배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외과의에 대한 순수한 꿈을 갖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게 더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K대병원 외과의 경우 올해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10명인데 7명밖에 채우지 못했고, 그 중 3명은 중도 포기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그는 “최근 현 인턴을 대상으로 전공의 지원 설문조사를 했더니 재활의학과, 정신과, 진단의학과에는 지원자가 넘쳤지만 외과를 비롯한 흉부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에는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올해도 1년차 구하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면서 “수련과정이 힘든 까닭도 있지만 전문의 취득후 개업이나 취업이 어렵고, 전임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취직하기도 힘들고, 개업하더라도 돈을 버는 외과의가 극히 일부여서 지원자가 더 줄어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다른 외과계 역시 외과만큼 힘들지만 지원자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에서 외과 기피 현상이 단순히 힘들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하얗게 밤새우며 응급환자 진료하고 수술해도 금니 하나 씌우는 것보다 적은 이득을 남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어려움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 전공의는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의국의 변화뿐만 아니라 현실의 문제, 즉 수가나 개원 등이 개선돼야 전공의 수급의 어려움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 한다”면서 “전공의들의 순수한 열정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