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북 관계가 급냉하고 있지만 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 의사들과 함께 평양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펴 남북 의료교류의 한 획을 그었다.
서울대병원 평양의료봉사단은 오병희(내과·
사진 위) 교수를 단장으로 한준구(영상의학과·
사진 아래) 교수와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이 참여했으며, 농협, 어린이어깨동무 관계자 등도 동행했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일정으로 방북해 평양의대병원에서 북한 환자들을 위해 의료봉사활동을 펴고 돌아왔다.
평양의료봉사단은 당초 지난 9월 농협 후원으로 서울대병원이 북한에 기증한 8억원 상당 이동종합병원버스를 타고 북한 의료진과 공동으로 의료사각지역을 직접 방문해 의료봉사활동을 펼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한 사정으로 인해 평양의대병원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으로 불가피하게 일정이 변경됐지만 북한에 기증한 의료장비탑재버스를 활용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선보였다.
의료장비탑재버스에는 X-Ray, 초음파검사기, 심전도검사기 등 각종 검사장비와 치료장비를 탑재된 최신형으로 이동종합병원으로 손색이 없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오병희 교수는 “북한은 우리나라처럼 자유롭게 무의탁진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평양의대병원에서 선정한 환자들을 진료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 교수는 “북한 의료진과 함께 진료를 했는데 의사들이 상당한 의학지식을 갖추고 있었지만 임상이 다소 약한 것 같았다”면서 “환자들을 진료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고, 북한 의사들도 상당히 호의적이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북한 의료봉사활동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앞으로 민간 차원의 실질적인 의료교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교수는 “이번 의료봉사활동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할 수 있는 첫 단추를 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향후 민간 의료교류의 폭을 넓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앞으로 매년 두차례 북한을 방문해 북측 의료진과 공동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등 민간 교류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 달 개원한 평양의학대학병원 어깨동무소아병동 건립을 위해 북한 의료진 교육, 의료장비 설치, 의료기술 지원 등을 주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소아병동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소아과 의료진 30여명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 의료진과 학술교류 및 공동 진료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