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4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한국인의 유전체 서열이 완전히 해독됐다.
가천의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원장 김성진)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 (센터장 박종화)는 최근 공동연구 협력을 통해 한국인의 유전체 서열해석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분석에 성공한 유전체는 김성진 원장의 유전체. 연구진은 1600만 여건의 의학논문 중 유전의학과 관련된 1만2000 여건의 연구결과를 골라낸 뒤 그 중에서 아시아인에 해당하는 1600 여건의 연구결과를 선택, 김성진 원장의 서열 결과와 비교했다.
여기에는 근력이나 눈의 색깔 등 신체적 특징에 관한 연구결과와 관상동맥질환, 당뇨, 비만, 각종 암과 같은 다양한 질환과 연관된 연구결과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의료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검증하는 대규모의 임상연구가 필요했다.
김성진 원장은 "제임스 왓슨도 맞춤의학을 위해 자신의 DNA 시퀀스를 공개했다"며 "제임스 왓슨의 책을 읽고 연구에 인생을 바치게 된 나도 새로운 의학의 발전을 위해 DNA 서열을 공개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인의 유전체 서열이 해독되면서 향후 의료서비스에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맞춤의학과 예방의학에 큰 폭풍이 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이에 따라 연구진은 김성진 원장의 DNA 서열을 지속적으로 해석해 표준화함으로써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을 위한 맞춤의학 표준 인프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 가족부 질병유전체 사업단장이자 세계 인간 프로테옴기구 차기 회장인 백융기 교수(연세대)는 "이번 성과로 맞춤형 질병 분자의학 시대가 개막됐다"며 "아울러 질병 단백질 발굴과 신약 개발에 큰 전기가 마련됐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마다 다른 특이 질병 유전자의 존재 빈도나 질환 요인 유전자를 탐색함으로써 질병의 예측과 치료에 적극 대처 할 수 있는 상시 시스템이 준비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4번째로 이러한 쾌거를 이뤄낸 것은 인간 유전체프로젝트에 참여 하지 못했던 오욕을 일시에 회복시킬 수 있는 쾌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