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병원측의 말 한 마디 실수가 환자를 죽음으로 내몬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사는 권모(58, 여)씨는 지난달 9일 이웃집에서 기르던 개에 물려 강화도 K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다.
권씨는 치료를 받던 중 개 주인을 가해자로 고발하기 위해 병원측에 상해진단서 발급을 요청했다가 병원 관계자로부터 "상해진단시는 보험적용이 안 되므로 일반수가로 병원비 1천만원의 절반인 500만원을 선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러나 가족들에 따르면 병원비를 마련할 만한 가정형편이 안 됐던 권씨는 비용 마련을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의 가족들이 나중에야 이 경우 우선 건강보험으로 적용을 받을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병원비 150여만원을 낸 뒤 지난 23일 권씨를 퇴원시켰으나, 권씨는 이 사실도 모르고 계속 병원비 부담을 걱정하다가 퇴원 하루만인 24일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씨의 가족들은 병원측이 자세한 상황을 알려주지 않은 무성의한 상담으로 인해 권씨가 죽음에 이른 만큼 병원측과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권씨의 동생 권태조(44, 남)씨는 "병원측의 무성의한 말 한 마디로 자살로까지 내몰린 만큼 고인이 편히 눈감을 수 있도록 시비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권씨의 장남(33)은 오랫동안 정신병을 앓아 요양원에 입원해 있고 막내 아들(28)은 폭행사건으로 구치소에 입감돼 남은 가족은 회사를 다니는 둘째 아들(31)과 90대 노모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K병원 관계자는 "보통 환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하면 일단 일반 수가로 계산을 해준다"면서 "다만 그 금액이 컸던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병원측도 정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은 책임이 일부 있지만, 가족들에게는 보험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렸는데 그 사실이 정작 본인에게는 전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권씨의 장례식은 25일 강화군 강화장례식장에서 있었으며, 오늘(26일) 오전 10시에 발인이 있을 예정이며 장지는 강화도의 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