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권용진 사회참여이사는 "잘못된 공보험제도가 의사들을 분노케 했다"며 "의료에도 시장경쟁 원리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이사는 월간 <말>3월호 인터뷰에서 "이번 건강보험 개혁을 주장하는 건 근본적으로 철학적 전환을 주장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도 신자유주의로 가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권이사는 이어 "영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이나 전부 다 대처리즘 이후에 신자유주의로 가고 있다. 한국도 IMF 사태를 돌파하기 위한 경제정책이 신자유주의로 간 것 아닌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라며 경쟁시스템 도입을 역설했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의 수입 감소에 대해 “의약분업을 시작할 때 개혁주의자들은 ‘너희들이 음성적으로 받고 있던 리베이트를 수가를 올려 돌려주겠다’고 꼬였다. 의사들은 이를 양성화시켜 준다면 부정하게 받는 것을 그만 두자고 했다. 그런데 실제 수입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1백중에 10만 돌아온 것이다. 결국 1천만원 버는 사람이 7백~8백이 아니라 5백~6백으로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의사들의 저항감이 클 수밖에 없었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의료 사회주의화’ 주장과 관련해 권 이사는 그 근거로 단일보험 시스템과 함께 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령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단에 대해선 “통합 이후에 적립금까지 다 까먹고 얼마 전엔 납품비리, 인사비리로 엄청나게 구속되기도 했다. 구조조정도 모두 반대하고 있다. 관료화하고 있다. 소비에트 식이다. 하나로 묶어놓고 썩어가고, 경쟁 안 하면서 일 안하고. 단일보험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바로 의료사회주의 식으로 가는 거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는 의사가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방법, 절차, 범위, 상한선에 맞추어 진료하도록 되어 있고 참여복지 5개년 계획은 보험료 인상률을 국가가 결정하고 나눠준다고 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래놓고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는 이어 “더 웃긴 것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공단과 의무적으로 계약을 하게 해놓고 이걸 사회주의라고 하면서 계약제로 가자고 하면서, 공단이 계약하는 대상 의료기관과 숫자를 정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아예 사회주의가 아니라 폭력이다”고 비난했다.
민간보험 도입과 관련해 권 이사는 “우리의 주장은 일단 지역의보로 가는 돈 40%를 전체 의료보험으로 돌리라는 거다. 그럼 의료보험 수혜자가 늘어난다. 그리고 공보험은 책임보험 형태로 전환해서 국민들에게 필요한 필수 서비스를 넣는다. 나머지는 종합보험 형태로 선택하게 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 이사는 “종합보험이 여러 가지 생기면 분명히 기대효과가 있다”며 “일단 그들끼리 경쟁을 해서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고 의사들 중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자들은 상당부분 축출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경쟁과 시장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공보험을 없애고 사보험으로 가자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 권 이사는 “솔직하게 말하면 보건의료정책이 없어 보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와 시장개방 정책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보건의료정책에서는 혼란스러워 한다”고 평가하며 “지금은 이념적 경향을 버리고 실제 존재할 수 있는 현실을 갖고 돌파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약사들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피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