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양성에 드는 비용을 보험자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의제도 운영의 민간 이양을 조기 정착해야 한다는 견해도 함께 나왔다.
대한의학회는 전문의 인력수급에 대한 입장(김건상, 김진규)을 대한병원협회지 최근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의학회는 기고에서 전문의 인력수급을 적정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의과대학 정원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과감하고 지속적인 정원감축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과대학의 무분별한 신증설로 졸업생을 과잉배출하고 있는데다 거의 모든 졸업생이 전문의가 되고있는 실정을 볼 때 의과대학 정원의 적정화가 전문의 수급의 대전제임을 재론할 여지가 없다고 의학회는 덧붙였다.
의학회는 또 전문인력 수급에서 양적 과소보다는 질적 문제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의사의 질 향상을 위해 학생인턴제 도입, 의사시험의 다단계화, 졸업후 의무수련기간의 도입, 평생교육 강화 등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정원책정과 관련해서는 요구되는 수에 대한 검토 없이 종합병원의 기초 의료인력 수요에 따라 책정되어왔기 때문에 진료량과 수가 늘면 자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공의가 부족한 것을 의사가 부족한 것으로 착각해 정원 40명 정도의 의과대학을 신설하면 그 의과대학의 부속병원이 필요로 하는 전공의는 80명, 100명을 상회하기 때문에 졸업생이 증가할 수록 전공의 수는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의학회는 따라서 전공의 정원 책정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종합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인력을 전공의 대신 다른 방법으로 충당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졸업후 의학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일차 의료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을 도입해 의대 졸업생이 단과전문의 과정에만 집착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학회는 졸업후 의학교육 다양화는 기초의료인력을 전공의만으로 충당하는 종합병원의 인력 정책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차진료의사의 양성을 촉진하고 단과 전문의 양성을 줄이면서 배출되는 일차진료의사는 개원을, 단과전문의는 병원근무(개방병원 포함)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처우문제와 관련해 의학회는 전공의를 값싼 기초의료 인력으로 보는 시각과 앞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의료인으로 양성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처우와 관련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전공의를 장래 의료를 책임지는 국민 복지의 핵심적인 역량을 쌓아가는 인력으로 보고 양성 비용을 보험가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문과목간 불균형에 대해 의학회는 의대졸업생의 가치관의 재확립이라는 긴 안목에서 접근을 주문하면서 이와 함께 의료보험 수가정책의 개선을 통한 전문선의 인정 등 단기적인 보완책을 펴야한다고 주장했다.
의학회는 마지막으로 전문의 제도의 발전을 통해 의학발전의 촉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문의제도의 민간 이양을 조기에 정착해 변화의 물결에 유연한 적응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