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성암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전립선암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최한용 교수팀는 최근 고밀도 초음파(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를 이용한 치료기(ABLATHERM)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초기 전립선암의 경우 수술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초기 전립선암(1, 2기)을 치료하는 방법은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는 전립선 절제술과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사선 요법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는 4시간 정도의 전신마취가 필요한 까다로운 수술이며 수술 후 요실금, 발기부전 등의 휴유증이 발생했다. 또한 방사선 요법의 경우는 방사선 투여로 인한 합병증이 문제가 되어왔다.
하지만 고밀도 초음파 치료기를 이용하면 주변의 장기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전신마취 대신 부분마취로 시술이 가능해 입원기간도 기존 7~10일에서 3일 정도로 대폭 줄어 전립선 암 환자들의 만족도와 삶의 질 제고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치료법은 전립선에서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초기 전립선 암(1, 2기) 환자만 가능하며 전립선 이외의 장기로 전이가 이루어진 암(3, 4기)의 경우에는 불가능하다. 또한 연령이나 다른 질환의 문제로 전립선 절제술이 곤란한 경우나 외과적인 수술을 원치 않는 환자에게 시술된다.
시술은 직장 내에 삽입한 기구(probe)를 통하여 고밀도 초음파가 직장 벽을 통과하여 전립선에 전달되며, 이 때 고밀도 초음파에 의하여 생성되는 에너지는 주변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목표지점인 초점부위에만 고열을 발생시켜 암 조직을 괴사시킨다. 시술시간은 전립선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보통 1시간에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치료기가 처음 도입되어 이미 보편화 된 유럽의 경우 시술을 받고 완치된 전립선 암 환자 402명을 5년간(평균 13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350명(87%)의 환자에게서 암 조직이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조사돼 수술요법이나 방사선 요법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암은 미국 남성암 중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암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전립선암 환자는 약 4,000만 명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활환경이나 식생활 등의 서구화로 2000년 남성암 발생률 순위 10위에서 2002년에는 6위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에만 1,660명의 전립선 암 환자가 새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특징적인 증상이 없으나 암세포가 자라나면 요도를 압박해 배뇨곤란, 빈뇨, 혈뇨, 배뇨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뼈로 전이된 경우에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에 대해 최한용 교수는 "이번 장비의 도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전립선 암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가 크게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전립선 암 고밀도 초음파 치료기는 1989년 프랑스가 개발에 착수하여 1999년 유럽의 품질 인증 마크(CE)를 획득했으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첨단 의료기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