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및 성병이 의심될 경우 청소년들은 기존 의료기관보다 심적 부담이 덜한 '청소년 전용병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性전문 청소년 전용병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복지부 산하단체인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회장 이시백)가 발표한 청소년성건강클리닉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 청소년 2,4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임신, 성병이 의심될 경우 편히 갈 수 있는 청소년전용병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2,006명으로 전체 82.5%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폭력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병원에 가는 일' 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68%를 차지, 아직까지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낙태는 상황에 따라 바람직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답변이 52%,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성표현으로 보는 시각은 35.8%, 혼전 성관계는 '괜찮다'가 32.7%로 '괜찮지않다'는 33.7%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측은 최근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시각이 개방적인 쪽으로 변모하고 있어 이에 따른 미성년자의 성생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청소년 전용병원에 대한 질문에 82.5%가 '있으면 좋겠다'는 답변으로 청소년들이 편하고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는 전용병원 설립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의 성전문 청소년전용병원 설립이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의료현실에서 아무런 지원없이 청소년만 환자층으로 하는 전용병원 설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전용병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5월부터 약 5개월간 실시한 성건강 상담에서는 연령별로 16세-18세가 이성문제에 대한 상담을 가장 많이 받은 반면 연령이 높아질 수록 '성병' 및 '원하지 않는 임신' 등의 항목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서비스 실적에서는 임신검사 보다 성병검사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성병검사는 19-24세의 연령대가 전체 1천28명중 603명이 실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