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 신규 지정된 병원들이 진료비 부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종합병원으로 강등된 병원들은 2차병원 지정으로 진료비가 싸져 오히려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예상외의 효과에 기뻐하고 있다.
11일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 1일 44개 종합전문요양기관이 신규 지정, 일부 병원들의 기관별 진찰료 본인부담금이 조정되면서 병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3차병원들 예상외 부작용 대책마련 분주
우선 3차로 신규 지정된 병원들은 다소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3차병원 승격으로 병원내부에서는 환호를 내지르고 있지만 이러한 사실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진료비가 왜 올랐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병원 관계자는 11일 "최근 왜 진료비가 올랐냐며 불만을 나타내는 환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중대병원은 관악구, 동작구 주민들로 구성된 단골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진료비 변화를 확실히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주민들에게 3차병원 지정이 주는 의미와 진료비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2-3개월 동안 꾸준히 노력하면 환자들도 상황을 이해하고 수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 병원들도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될까 각자의 방법으로 3차병원 지정이 주는 의미와 진료비 상승이유에 대해 홍보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분위기다.
일산백병원 관계자는 "전 부서장을 층마다 배치하고 각 수납창구에 3차병원 선정의 장점과 진료비 상승이유에 대한 설명문을 붙여 환자들에게 3차병원 지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며 "또한 별도의 안내책자도 만들어 내원환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분당서울대 같은 경우 원래 3차병원으로 인식하고 내원하던 환자들이 많아 진료비 부분에 대한 불만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진료의뢰서 등의 부분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 이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 2차병원들 환자수 증가에 안도의 한숨
반면 종합전문요양기관 선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병원들은 예상외로 결과가 나쁘지 않아 안도하는 모습이다.
진료비가 싸지면서 환자들이 호응을 보이고 이에 비례해 환자수가 늘면서 수익악화라는 부작용이 최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차로 강등된 대다수 병원들은 이번달 들어 외래환자수가 크게 늘었다며 오히려 2차병원 지정을 홍보하고 있다.
한강성심병원 관계자는 "외래환자들이 왜 이렇게 진료비가 싸졌냐며 반기고 있다"며 "기대했던 것처럼 외래환자가 3차기관으로 있을 때보다 10%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강성심병원은 병원 주변에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다 지역환자 비율이 60~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진료비가 낮아진 점이 오히려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강동성심병원도 마찬가지. 역시 2차로 떨어진 이후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병원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관계자는 "진료비가 싸지면서 환자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실제로 진료수입만 놓고보면 3차에서 2차로 떨어지면 수입이 감소해야 하는데 반대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대 용산병원도 2차병원으로 강등되면서 오히려 외래환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차병원으로 진료한지 몇일 되지 않았지만 현재만해도 1일 평균 외래환자수가 80-90명까지 늘어난 것 같다는 것이 병원측의 분석이다.
용산병원 관계자는 "진료비가 낮아지면서 오히려 3차병원때보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3차병원때와 똑같은 교수진이 낮은 진료비로 진료한다는 안내문과 홍보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