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 발의자인 경만호 대표가 기표소 설치의 당위성을 재촉구하고 나서 의료계의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메디컬포럼 경만호 대표(전 서울시의사회장)는 19일 의협 내부게시판인 '플라자'에 올린 '회원 여러분께 올립니다' 글을 통해 "선관위가 결정을 철회하고 기표소 투표를 위한 시행세칙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만호 대표는 "의협 선관위의 기표소 투표 불가 결정으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당초 경고했던 법적 조치를 미룬다"고 전하고 "의료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것은 자손심 상하는 일"이라면서 법원 고발을 연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 대표는 이어 "이런저런 이유로 제36대 회장 선거를 기존 방식인 우편투표로 실시하겠다고 결정해 의협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면서 "우편투표 및 기표소 투표를 규정하는 정관과 달리 우편투표로만 선거를 치를 경우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선무효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책에 있는 그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선관위원장과 대의원회의장, 의협 회장 등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
경 대표는 자문변호사의 법리적 검토결과를 인용해 △기표소 투표와 관련 사항에만 위임조항이 없음을 문제 삼는 이유 △선관위가 문제 삼은 기표소 투표 방법과 관련한 세칙은 기존 규정만으로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 △선관위가 세칙을 정해 실시하기만 하면 된다는 점 등 기표소 투표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경만호 대표는 선관위의 입장에 대해 "기표소 설치가 의무인지 선택인지 등의 문제는 우편투표의 방법이 의무인지도 규정이 없다"면서 "기표소 운영과 관리, 참관 등도 현행 세칙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 대표는 따라서 "선관위가 기표소 투표를 위한 시행세칙을 정해 실시하면 된다"고 말하고 "더 이상 시간을 소모하지 말고 시급히 세칙을 정비해 36대 의협 회장 선거가 차질없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기표소 설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의협 회장 후보자인 경만호 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은 임총 발의자로서 사태를 매듭지어야한다는 책임감이 내재되어 있으나 기표소 불가를 거듭 밝힌 선관위 입장에서는 번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 법정 공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