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복수면허자들이 양·한방 진료에 대해 각각의 진찰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의과대 혹은 한의과대학 둘 중에 하나만 졸업한 의료진과는 달리 양쪽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만큼 요양급여체계에서 이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대한동서의학회는 최근 '복수면허의료인이 면허종별에 따라 개설한 의료기관의 요양급여에 대한 의견 및 사유'라는의견서를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했다.
학회는 의견서를 통해 먼저 복수면허자가 같은 날 동일환자에 대해 다른 상병을 진료하는데 의과, 한의과 등 각각의 진료가 이뤄질 경우 각각의 진찰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동일상병에 대한 중복진료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애초에 두가지 이상의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의과, 한의과 진료가 이뤄졌다면 두가지에 대한 진찰료를 모두 인정해달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병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하고 있는 복수면허자가 같은 날 동일환자에게 진료를 실시한 경우 또한 복수면허의료인이 봉직의(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를 고용해 진료할 경우에도 요양급여비용을 각각 청구, 지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주장의 이유로는 의과, 한의과 등이 모두 학문적 대상 및 체계가 다르고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있으며 복수면허자는 단수면허의료인에 비해 두 배의 시간, 노력, 비용을 들인데다가 의료기관을 개설함에 있어서도 인력, 시설 및 장비 등이 각각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지출이 더욱 크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환자의 진료기록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의과, 한의과, 치과 등 종별에 따라 진료 기록을 별도로 하기 때문에 각각의 차트를 구비하고 작성, 청구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도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또 진찰결과에 대한 설명과 요양방법지도에 대한 시간과 노력의 증가 및 법적 책임의 증가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근 환자들이 동일상병에 대해 의과, 한의과에서 중복진료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복수면허자에게 진료를 받으면 그만큼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 수가체계에 이 같은 요소를 적용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한방 복수면허자 김모 원장은 "의과대학도 긴데 두개의 면허를 취득할 경우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데 정부는 이에 대해 무관심한 듯하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수가체계를 체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동서의학회 류재환 회장은 "복수면허자가 동일환자에 대해 타 종별 진료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찰료를 단일면허자와 동일하게 한다면 이는 나머지 진찰료에 대해서는 보험자에게 청구할 권리도, 환자에게 청구할 권리도 박탈하는 것"이라며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난 차별대우라고 할 수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