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실 환자를 위해 기준병상 40여개를 비워두고 있어 언제든 원하는 병실에 입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료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실의 환자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타 병원에서 흉내 낼 수 없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오직 세브란스병원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초기에는 1인실이 100여 개 씩 남아돌아 하루 3000만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끝까지 밀고나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은 JCI(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인증을 준비하면서 응급실에 온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A,B,C 3등급으로 분류하고 24시간 이내에 입원실로 올려 보내거나 타 병원으로 전원 하도록 하고 있다.
박 의료원장은 "이 시스템은 의료원이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윤리경영의 일환"이라며 "우리병원 응급실에 온 환자는 최소한 바닥에 눕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세의료원은 순수익의 절반 가량을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의료선교,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자 의료비 지원, 장학금 제공 등에 연간 100억 원 가량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료원장은 "의료기관은 영리성을 너무 내세우면 안된다. 사회에 많이 돌려주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사회와 의료제도가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6개월간의 성과에 대해 박 의료원장은 "교원인사제도 개선, 노사평화선언, 강남세브란스병원 명칭변경 등을 추진했다"며 "향후 일반직 인사제도 개편, 교수 연구동과 암센터 건립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반직 인사제도 개선과 관련해 연세의료원은 교수 인사제도와 마찬가지로 직급 정년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료원장은 "교수 인사제도가 바뀌었는데 일반직이 바뀌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