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의사의 수장을 선출하는 의협회장 선거가 회원들의 무관심속에 초반부터 3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3일(개표 D-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기엽 후보와 경만호 후보, 주수호 후보, 김세곤 후보, 유희탁 후보 등 5명(기호순)의 지지기반이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양상이다.
나홀로 선거전을 벌이는 전기엽 후보의 경우, 현 근무처인 용산 미군 부대 퇴근 후 서울지역 대학병원을 방문하면서 생소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희탁 후보도 강남과 강북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상계백병원과 을지병원 그리고 모교인 고대 안산·구로병원 등을 아침부터 선거전을 지속하며 교수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후보들이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면 나머지 세 후보들은 비장의 무기를 숨긴채 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지지기반을 닦아온 경만호 후보는 불합리한 의료제도를 공약이나 외침이 아닌 법적 심판으로 해결한다는 거시적 차원의 선거전략으로 파고들고 있다.
현 회장으로서 혜택(?)을 십분 활용 중인 주수호 후보의 경우, 재임을 통한 의료계 발전을 자신하는 보도자료를 연일 쏟아내며 미디어 선거에 집중하는 모양새이다.
김세곤 후보는 수가 100% 인상 쟁취라는 슬로건을 시작으로 동네의원 살리기와 생존권 확보 등 의약분업 투쟁의 향수가 묻어나는 강온법을 구사하는 분위기이다.
이들 후보 모두는 선거 초반, 아직 여유있는 모습이나 네거티브 선거전를 비롯하여 학연과 지연 결속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후보간 간격이 구체화되는 형국이다.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는 주자는 김세곤 후보로 서울을 시작으로 영남과 호남, 충청 그리고 제주까지 전국을 발로 뛰며 세규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만호 후보는 가톨릭의대 동창회의 지지기반과 전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탄탄한 인력풀을 자랑하며 수도권 지역 섭렵을 자신하고 있다. 또 순회 강연회를 통해 지방 유권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조직력과 정보력에서 수위를 점하고 있는 주수호 후보는 현 회장직 인지도만으로 상대 후보를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아래 전력질주 시점까지 아직 여유있다는 입장이다.
전기엽 후보와 유희탁 후보가 하루 하루 이름이 새겨진 ‘벽돌쌓기’를 하고 있다면 경만호 후보는 정치권과 범의료계의 ‘인력풀’을, 김세곤 후보는 각각 현안과 지역의 ‘바람몰이’를, 주수호 후보는 젊은층을 활용한 ‘조직력’ 등을 내세우며 결승점에 한걸음씩 다가서는 모습이다.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2007년 보궐선거(2만 101명 투표, 투표율 50.3%)보다 더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표화로 이어질 부동층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