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에서 흉부외과와 외과의 수가를 대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전문의 지원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대로 가다간 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심장수술을 받아야 할 판' 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하루를 꼬박 걸려 어려운 심장수술을 하더라도 수가는 쥐꼬리니 누구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과는 그 특성상 수련과정도 다른 과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고단하다.
그런데 정말 수가만 올리면 외과의사 수급문제가 해결될까? 이른바 '돈 처방'이 마련되고 있는데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수가인상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가인상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일자리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취업할 데가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한해 수십 명에 불과한 신규 전문의들이 취업할 데가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일자리가 부족한 근본적인 원인은 유명병원으로만 환자가 몰리는 현상 때문이다. 흉부외과 수술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환자들이 '빅 5' 병원만 찾는다는 것이다. 환자가 없으니 병원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유지비가 많이 들고 의료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는 이유로 아예 흉부외과를 없애는 병원도 있다. 환자 쏠림 현상은 전문의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당수 병원들은 전공의 수련에 필요한 수술건수 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칼 한번 잡아보지 못한 전문의가 배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흉부외과 등 외과 기피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자리가 없으니 아까운 고급 인력들이 개원가로 나와 감기 환자나 보고 있다. 다행히 복지부는 지방의 응급의료서비스를 위해 전국 27곳에 중증응급질환특성화센터’를 개설하겠다고 한다. 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아울러 건정심에서도 흉부외과와 수가 인상안 통과된다면 앞으로는 사정이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