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공동개원을 접고 단독개원을 준비하던 A안과의원 ㄱ원장과 ㄴ원장이 병원명칭을 놓고 시비가 붙었다.
기존의 의료기관명을 유지하길 원했던 두 원장이 동일한 명칭에 '신사점' '강남점'으로 표기해 별도로 개원했던 게 문제였다.
동일한 명칭인데다가 위치도 가까워 환자들 입장에서는 두 의료기관이 긴밀한 네트워크 관계로 인지하거나 심지어 동일한 의료기관으로 헷갈리는 사례가 발생하자 이들 사이에서 상표권을 둘러싼 갈등은 깊어졌다.
3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공동개원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병원명칭을 두고 개원의들간에 마찰을 넘어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공동개원이 깨지는 경우는 대개 의료진들간에 관계가 좋지 못한 상태여서 이들간에 법적분쟁이 시작되면 협상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기 일쑤여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
실제로 ㄱ원장과 ㄴ원장은 서로 상대방에서 의료기관 명칭을 바꿀 것을 요구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가볍게 시작된 논쟁은 법적인 절차까지 밟게됐다.
또한 대표원장으로 있던 원장이 공동개원을 포기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강남구에서 피부과의원을 오픈하고 있던 ㄷ원장은 페이닥터로 있던 ㄹ원장과 공동개원 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몇년 뒤 공동개원을 접고 나오면서 ㄹ원장에게 병원 명칭은 본인이 처음부터 사용했던 것이므로 병원명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ㄷ원장은 "현재의 병원 명칭은 내가 만든 것이고 내가 키운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상표권은 나에게 있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ㄹ원장은 갑자기 공동개원이 깨진 것도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의료기관 명칭까지 쓸 수 없다고 하자 발끈해 결국 법적소송으로까지 번졌다.
피부과 네트워크 관계자는 "공동개원이나 네트워크의원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에 이와 관련해 분쟁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병원명칭 사용 이외에도 동업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법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외법률사무소 현두륜 변호사는 "실제로 최근 공동개원의 경우 이같은 분쟁 사례가 꽤 있다"고 전하고 "사전에 이를 막기위해서는 공동개원을 시작할 때 상표권에 대한 권리를 명확히 하거나 그렇지 못했다면 공동개원을 정리, 정산할 때라도 이를 고려해 정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