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병원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종합전문요양기관 등 보다 규모있는 병원으로 이직을 준비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합전문요양기관에 근무중인 간호사들은 결혼이나 출산, 육아를 위해 병원을 그만두는 비율이 많았다.
병원간호사회(회장 박광옥) 법제위원회는 최근 전국 179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10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10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들이 병원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타 병원으로 이직이 결정됐기 때문이었다.
조사대상 중 타 병원으로 이직을 위해 퇴직을 결정한 사례가 1395건(21.1%)에 달한 것. 이어 '결혼 및 출산, 육아'를 위해 퇴직한 건수가 927건(14.8%)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사유는 병원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종합병원에 근무중인 간호사들과 병원급 의료기관에 속해있는 간호사들은 타 병원으로 이직하기 위해 퇴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종합전문요양기관의 간호사들의 경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
실제로 종합병원 간호사들은 26.8%가 다른 병원에 가기위해 병원을 그만뒀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고 이어 결혼·출산(13.4%), 진학 및 유학(10%) 순이었다.
병원급도 마찬가지. 퇴직사유 중 36.4%가 이직을 위해 병원을 나왔고 결혼·출산(15.1%), 불규칙한 근무시간 및 밤 근무에 시달리다가 나온 간호사가 8.3%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종합전문요양기관에 근무중인 간호사들이 병원을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과 출산(16.8%) 때문이었다.
그밖에 진학 및 유학을 위해 병원을 그만두는 간호사가 14.8%였고 기타 이유가 14.6%였으나 타 병원으로 이직하는 간호사는 10.7%에 불과했다.
결국 종합병원과 병원의 간호사들이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밤 근무에 불만을 가지고 보다 큰 병원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이직률을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10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의 경우 이직률이 11%에 불과한데 반해 100~199병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25.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
강원도에서 종합병원을 운영중인 한 원장은 "2~3년차가 되어 이제 실무에 어느정도 적응이 될 정도가 되면 너도나도 서울로 몰려가고 있다"며 "병원이 간호사관학교가 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병원간호사회 관계자는 "간호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간호인력 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각 지역별, 종별로 적정수준의 간호인력을 배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