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느 때보다 조용한 개원시즌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불어닥친 금융위기가 개원시장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상당수 개원예정의들이 '어떻게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하면 리스크를 최소로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3일 A개원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최근 양도·양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류를 이뤘던 개원 확장문의가 자취를 감추고 대신 양도·양수 매물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당장 은행대출 한도액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인테리어비용 등 초기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 보니 양수를 통한 개원자리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또 기존에 해당 의료기관이 보유한 환자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볼 때 '맨땅에 헤딩하기'보다는 안정적이라는 점도 메리트가 되고 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초 개원시즌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라면서 "개원 및 이전을 준비하는 개원의들이 상당히 위축돼 있음을 어렵지않게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내과개원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병원을 이전하면서 규모를 늘리고 위장 내시경, 대장 내시경 등 소규모 검진센터 시설을 갖출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급선회, 이전을 연기했다.
투자비용도 부담이 컸지만 요즘 같은 경기 상황에서 검진센터를 오픈한다고 해도 환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일부 내과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동네 내과 포화현상의 새로운 돌파구로 검진센터 기능을 보강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노렸지만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개원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올해 배출된 전문의 대부분은 개원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봉직의 자리를 물색하는 분위기"라면서 "신규 개원예정의들이 줄어 올해 개원시장을 더욱 썰렁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