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에 다빈치 등 로봇수술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도 처음으로 디지털시스템을 활용한 한방의료기기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사람의 혀를 혀를 디지털영상으로 촬영해 한의학처방을 내려주는 의료기기기 개발된 것.
특히 한의학연구원은 진맥기, 안면진단기, 로봇침구사 등 각종 한의학 전자기기들이 개발완료단계에 있어 조만간 한의계도 U-헬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기옥)은 최근 혀의 색깔과 설태 등의 분포를 인식해 환자의 병증을 판단할 수 있는 디지털 설진기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설진기는 PC를 기반으로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된 인체인식장치를 통해 혀의 상태를 촬영한다.
이후 분석기는 혀의 상태를 부위별로 분할한 뒤 설태와 설질(설태가 끼지 않은 부위)의 색깔와 표면상태 등의 특징을 인공지능으로 판독해 병증을 통보한다.
현재까지 임상 등 연구에 따르면 설진기의 진단 정확도는 80% 정도다.
한의학연은 설진기가 한의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환자의 건강상태와 질환을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김종열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설진기는 환자 스스로 혀를 통해 자신의 병증을 알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좀더 정확도를 높여 U-헬스 기반의 진단기기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의학연구원은 이번에 선보인 설진기 외에도 4~5개의 한방의료기기를 개발중이다.
이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기는 '지능형 맥진기'로 한의사가 진맥하는 느낌을 재현한 다채널 센서를 통해 한의사의 진맥없이도 환자가 자신의 병증을 스스로 알 수 있다.
현재 맥진기는 시제품이 완성돼 오류검사를 진행중이며 향후 데이터베이스를 보강해 진맥성공률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한의학 자체가 체계화된 임상자료가 부족하다는 것. 이에 따라 이러한 기기의 개발보다는 한방과학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로봇이라는 것은 철저한 계산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는 곧 임상결과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학화가 선행되지 않은채 전시용으로 로봇을 개발한다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며 "로봇개발보다는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