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전승현(비뇨기과) 교수는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S’를 ‘마징가Z’라고 부른다. 경희의료원은 지난 2월 ‘다빈치S’를 도입한 이래 최근까지 25례 수술에 적용했는데 그 중 12례가 전 교수의 수술이다.
그가 수술용 로봇에게 ‘마징가Z’라는 애칭을 붙여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 교수는 “수술용 로봇은 시술을 하는 의사의 능력을 배가해 주는 기특한 구석이 있다”면서 “만약 의사에게 ‘50’이라는 역량이 있으면 부족한 ‘30’을 채워주니까 환자에게도 좋고, 의사에게도 더할 나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립선암 수술은 주변의 혈관과 신경이 많고, 괄약근의 손상에 주의하면서 방광과 요도를 문합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수술”이라면서 “하지만 로봇수술은 삼차원 입체영상으로 10배 이상 확대해 보기 때문에 섬세한 손놀림이 가능하고, 그만큼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로봇수술은 섬세한 박리가 가능함에 따라 출혈량이 매우 적어 수혈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당연히 과다출혈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면서 “회복이 빠른 만큼 퇴원도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보다 방광요도문합을 쉽게 할 수 있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후유증까지 막을 수 있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전 교수는 “로봇수술은 수술 자체가 어려운 분야에 적용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전립선암이 딱 맞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 교수는 항상 로봇수술을 마치고 나면 로봇 팔을 쓰다듬어주며 “수고했다. 나의 마징가Z”라고 혼잣말을 한다.
특히 그는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라 하더라도 쉽게 할 수 있으니까 수술 자체가 즐겁고, 즐기면서 하게 된다”면서 “과거에는 수술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고 예찬했다.
로봇수술에 대한 그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는 틈틈이 클레식 기타를 연주하거나 피아노도 다시 친다. 이렇게 하면 로봇수술을 할 때 손 동작을 좀 더 섬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승현 교수는 “경희의료원이 다소 늦게 로봇수술을 시작했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 안에 120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보다 수술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하고 반성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