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이사장 울산의대 박정식)가 불법적인 환자 유인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윤리선언을 채택했다.
또한 앞으로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하는 병의원을 고발하고, 해당 의료기관 의사, 간호사에 대해서는 학술대회 등록을 거부하는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
대한신장학회는 15일 춘계학술대회에서 학회 윤리선언을 채택하고,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결의했다.
학회는 윤리선언을 통해 “신장병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비윤리적 의료행위의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학회는 의료인의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회는 △최적의 의료 제공 △환자 비밀 보호 및 공평한 진료 △국민 건강 증진 기여 △새로운 의학지식 습득 및 의학 연구 수행 △동료 의료인 인격 및 전문성 존중 등을 다짐했다.
특히 학회는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결코 행하지 않으며,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서약하고 나섰다.
대한신장학회가 윤리선언을 채택한 것은 일부 비영리단체를 표방한 의료기관들의 불법 환자 유치행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면서 환자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정식 이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 비영리단체들이 신장병환자 혈액투석을 하면서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고, 금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다”면서 “이런 비윤리적 의료행위가 도를 넘고 있어 자정 차원에서 윤리선언을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이들 비영리단체는 심지어 환자를 유치해 오면 사례비를 제공하는 등 노골적인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학회 박영서(울산의대) 윤리이사는 “이런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의료기관들의 특징은 비영리단체를 표방하거나 사무장병원 형태”라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갈수록 기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의료기관들이 환자 본인부담금 면제를 미끼로 투석환자들을 싹쓸이하면서 대전 지역의 경우 10여개에 달하던 투석전문 병의원들이 모두 폐업하고 현재 1개만 남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박정식 이사장은 “이런 의료기관들은 대부분 신장내과 전문의나 투석전문의 자격이 없는 의사나 간호사들을 고용해 박리다매식으로 세를 넓혀가기 때문에 환자 진료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학회는 윤리선언에 그치지 않고 비윤리적 행위를 하는 의료기관과 의사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학회는 이런 불법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의료기관이 전국적으로 3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병의원 소속 의사나 간호사는 학술대회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실제 불법행위 리스트에 오른 18개 기관 소속 의사, 간호사들이 이번 춘계학술대회에 사전등록했다가 취소됐다.
박영서 윤리이사는 “불법행위 신고가 접수되면 관할 보건소에 고발하고,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등 자정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식 이사장은 “이런 의료기관들이 환자들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어 투석전문의제도를 시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투석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적정한 자격을 갖춘 의사를 확보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