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제약이 공단과 약값 재협상을 벌이면서 공급을 중단한 혈우병 치료제 '노보세븐'의 재고가 완전 소진됐다.
응급상황 발생시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환자단체는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나 공단과 회사쪽 협상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위험한 상황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20일 환우회와 건보공단 등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8일 시작된 건보공단과 약값 재협상에 들어가면서 노보세븐의 공급을 전면 중단, 19일자로 노보세븐의 재고는 바닥을 드러냈다.
코헴회 김영로 사무국장은 "대체약이 없는 환자가 20여 명인데 재고가 바닥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손도 못쓰고 사망하게 된다. 대전에서는 약이 없어 환자가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복지부와 공단은 시급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단과 약가협상에 나선 제약사가 공급 중단을 선언하는 일이 간혹 발생하지만 환자에게는 약을 무료로 제공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노보세븐은 60KIU가 92만 9674만원, 120KIU는 186만1504원 240KIU는 335만3154원에 쓰이고 있는데, 노보노디스크는 약값을 현재보다 61%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보세븐의 보험 급여기준을 확대하면서 약값이 45%나 인하되고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회사 쪽의 주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환율이 올랐다고 약값을 인상해준 사례가 없고, 약가 인상 폭도 너무 높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그는 "노보세븐 공급 중단 사태는 우리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협상 만료시한인 6월8일 이전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회사 쪽에서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보노디스크 쪽 대리인은 "우리는 노보세븐의 급여기준이 확대되기 전 국내에 환자가 5명에 불과했을 때도 성실히 약을 공급해 왔다"며 "약의 공급을 끊은 것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있겠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회사 쪽 사정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회사 쪽은 그러나 공급 중단 이유, 재고소진에 따른 공급 재재 여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노보세븐 사태에 대해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는 한 전문의는 "한쪽은 기업이고 한쪽은 정부인데, 어차피 한쪽이 져야 한다면 정부에서 지는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건보공단과 복지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데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