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영양과 직원 해고에 이어 단체협약을 둘러싸고 수년째 갈등을 지속해온 인천성모병원 노사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각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병원 앞에서 집중투쟁을 시작했지만 병원측은 인사권까지 흔드는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어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20일 오후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단체협약 해지를 통한 노조탄압을 중지하라며 집중투쟁에 들어갔다.
박용희 보건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은 "병원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지만 그안의 직원들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 시들어 가고 있다"며 "우리는 그저 병원장과의 심도있는 논의를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의 노사갈등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성모자애병원은 식당을 위탁으로 전환하면서 영양과 직원 30명을 해고했고 이에 노조가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 부당해고 판결을 받아 전원 복직됐다.
그러면서 노사관계를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노조는 임금조정과 파업권 등을 주장하며 단체협약 준수를 요구했으나 병원은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대응하며 결국 올해 1월에는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는 노동권을 무시하는 불합리한 처사라며 조정신청에 들어갔고 보건노조와 힘을 합쳐 시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병원측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병원운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노조와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인천성모병원 이연숙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단체협약은 노조간부에게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특권을 주고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협약"이라며 "노조가 이러한 단체협약을 수시로 악용해 타 직원들이 크게 피해를 보고 있어 협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수년전부터 단체협약을 합리적으로 개정하자고 요구했지만 이러한 요구를 묵살한 것은 바로 노조"라며 "협약이 해지되어도 일반 직원들은 아무 피해가 없으며 다만 노조간부들만 '일하지 않는 특권'을 제약당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수년전부터 지속돼온 노사갈등이 곪아터지면서 수면위로 올라왔지만 노조와 병원 모두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단체협약 해지로 불거진 노사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