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개별실거래가 상환제하에서는 제약회사가 리베이트 등 음성적 비각격 경쟁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개별실거래가를 평균실거래가 상환제로 전환해 가격경쟁유인을 내장하거나 본인부담을 통해 가격경쟁을 구현하는 참조가격제로 정책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

약가거품론과 복제약 중심의 의약품 생산구조, 리베이트 수수행위 등 보험약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보험약가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박사는 10일 오전 심재철 의원실 주최로 열리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 보험약가정책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약가인하 방안 등 관련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윤 박사는 토론회에 앞서 공개한 발표문을 통해 약가정책 개선방안으로 △리베이트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개별실거래가 상환제의 개선 △OTC 약품의 약국외 판매허용 △생동성시험 관리체제 정비를 전제한 성분명처방 검토 등을 제안했다.

"복제약가 동일성분내 최저가로 조정…약가거품 빼고 경쟁창출"

윤 박사는 먼저 단기적 정책대안으로서 복제약가를 인하하는 한편, 가격제도에 경쟁유인을 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거없이 선발복제약에 후발복제약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시스템에서 동일성분 복제약들간에 존재하는 가격차이는 약가거품으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 "복제약가를 동일성분내 최저가로 조정하되, 생동인정을 받은 품목과 아닌 품목을 구분해 각가 최저가로 적용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베이트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거래가 상환제 또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박사는 "현행 개별실거래가 상환제 하에서는 거래내역을 토대로 상한가가 조정되기 때문에 실거래가가 상한가보다 낮아지면 약품가격인하로 이어져 제약사는 실거래가를 유지하려는 강력한 동기, 의료기관은 가격을 낮출 동기가 전혀없다"고 지적했다.

제약사간의 가격경쟁 가능성을 봉쇄함으로써 제약회사로 하여금 리베이트 등 음성적 비각격 경쟁에 집중하게 하고 있다는 것.

그는 "리베이트의 여지가 크고 가격갱쟁이 차단된 것이 주된 병목 원인"이라면서 "평균실거래가 상환제로 전환해 가격경쟁요인을 갖도록 하거나, 참조가격제로 전환해 본인부담을 통해 가격경쟁을 구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TC 약국외 판매 허용…생동시험 정비 전제로 성분명 처방 검토"

이 밖에 윤 박사는 복제약 사용의 활성화를 위해 일반약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한편, 생동성시험 관리체제 정비를 전제로 성분명 처방 또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박사는 "OTC 약품 약국외 판매를 허용할 경우, 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비용의식을 강화해 보험급여약품관련 제도개선의 실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면서 "아울러 제약업체로 하여금 개방된 유통체계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분명 처방에 대해서는 사용량 규제 및 저가약 사용유도를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복제약의 진입과 경쟁을 증진시켜 복제약 가격이 낮게 형성되도록 한 후, 복제약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시장친화적 약제비 절감방식"이라면서 "처방행테에 따른 직접적 규제는 과다한 행정비용과 전문성과의 마찰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성분명 처방은 약품간 대체가능성에 기반하기 때문에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성분과 효능을 갖는다는 것을 정부가 보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때문에 생동시험과정과 시험기관에 대한 관리강화, 무작위표본조사를 통한 관리 및 처벌강화 등 관리체제 정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