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왔는데 대체품목은 없고 의원은 이미 문을 닫았을 때 정말 난감하다. 조제 규정을 어길 수도 없고… 그 환자는 결국 불만을 품고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약국에서 조제시 환자에게 던지 말 한마디 한마디는 중요하다. 가령 모 의사가 위장장애로 온 환자에게 안정제를 처방했을 경우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이네요' 혹은 '신경안정제가 처방됐네요' 등 환자들에게 모든 것을 그대로 설명한다고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의원에서 특정 약국을 지칭해주는 것은 담합이다. 이는 해당 의원과 약국이 담합을 하는 사례로 인근의 타 약국에서 민원을 유발한다. 위치적으로 가까운 약국이 한군데 밖에 없다면 상관없지만 강남구는 곳곳에 약국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례에 대해 더욱 민감하다."
강남구의사회와 강남구약사회는 12일 저녁 신사동 한 레스토랑에 임원들이 모여 이같은 서로의 애로사항을 논의하는자리를 갖고, 향후 의·약사회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의·약사간의 불필요한 오해를 풀고 애로사항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음으로써 윈윈전략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의·약사간에 정책적인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실제로 이날 모임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애로사항들이 개진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의사회 임원은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 같은 자리가 거듭될수록 과거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약사회 임원 또한 "오늘 자리를 통해 평소할 수 없던 이야기들을 털어 놓음으로써 불필요한 오해가 풀리는 것 은 물론이고 서로간에 자칫 감정적으로 맞설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남구의사회 이관우 회장은 "의·약사는 가장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의약분업 이후 불편한 관계가 됐지만 사실 동네에서는 서로 협조하고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정기적인 모임이 거듭될수록 윈윈할 수 있는 대책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