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계는 심평원이 7일 발표한 요양병원 평가 결과에 대해 객관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따라 노인요양병원협회는 올해 말 병협, 의협 등과 공동으로 자율적인 요양병원 평가에 들어갈 방침이다.
노인요양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은 8일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수십개의 질환을 앓고 있는데 3가지 기능을 토대로 의료의 질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심평원은 2008년 9월 현재 운영중인 571개 요양병원의 구조부문(시설 9개항, 인력 9개항, 장비 2개항)과 진료과정부문(과정 및 결과 4개항)을 평가해 4등급으로 구분한 결과를 7일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진료과정부은 신체적 기능(일상생활수행능력 감퇴 환자 분율), 배설기능(유치도뇨관이 있는 환자분율), 피부상태(고위험군의 욕창 유병률)을 평가했다.
이를 3개 기능을 기준으로 질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게 노인요양병원협회의 지적이다.
박인수 전 협회장도 "과거 요양병원 평가 도구에 문제가 많다고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이 보완하지 않은 채 평가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
박 전회장 역시 "요양병원의 서비스 기능을 평가한 뒤 결과를 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3개 기능을 가지고 병원을 평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 구조부문 평가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심평원이 평가한 구조부문 중에는 약국 유무, 방사선촬영실 유무, 임상검사실 유무 등이 포함돼 있지만 이들 시설은 의료법상 시설기준에는 없는 것들이다.
김덕진 회장은 "요양병원 평가항목에 이들 시설을 요구하면 병원으로서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보상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채 평가할테니 무조건 시설을 갖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일당정액수가제도는 적정 비용으로 적정 진료를 하라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도 심평원의 평가항목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현재 노인요양병원협회가 추진중인 요양병원 평가도 보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 회장은 "현재 병원경영연구소가 마련한 평가안을 보완중"이라면서 "금년 말 병협, 의협, 시민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율적인 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