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비정규직 법안 등 쟁점법안의 처리를 두고 여야의 대립골이 깊어지면서 국회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6월 임시국회 개회가 한달 가까이 미뤄졌고, 소란끝에 뒤늦게 문은 열렸지만 제대로 돌아가지를 않는다.
여당의 요청으로 여러차례 상임위가 소집됐지만 민주당 등 야권의 불참으로 반쪽회의가 이어졌고, 현안법안 심의도 계속해서 뒤로 미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경우에도 지난 4월말 이후 사실상 모든 법안의 심의가 올스톱된 상태. 현재 복지위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법안은 504개에 이른다.
15일에는 여야가 동시에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국회 운영 정상화는 당분간 요원할 것 같다.
지금의 국회를 들여다보자면, 도대체 국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싶다.
현안법안들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 자신들의 본분을 잊어버린채 구태를 반복하며 허세월만 보내고 있다.
더 답답한 일은 이런 행태가 도대체 근절되지를 않는다는데 있다. 국회 안에서 정치인들이 망치질을 한다고 해외언론에까지 대서특필된 것이 바로 엊그제의 일이다.
국회 안에서야 민의니 민생이니 하며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명분세우기에 열심인 모양이지만, 구태에 지친 국민들은 국회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져버린지 오래다.
국회 안에서 논쟁과 비판이 사라진다면 그 또한 문제일 것이나, 그저 싸움을 위한 싸움에 몰입하고 있다면 그것은 국회의 존재이유를 구성원 스스로가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당리당략에 휩싸여 단지 각 당의 대표선수로서 목소리를 높이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사회적 이슈가 되는 법안에 목을 매느라 민생, 현안법안을 뒷전으로 미뤄두는 것은 직무유기다.
국회의원은 수백, 수천의 국민을 대신하는, 국민들의 대리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솔직히…이젠 일할 때도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