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시장은 항상 새로운 약이 등장한다. 대부분은 이름도 알리지 못한채 소멸되지만 일부 '똑똑한' 약은 서서히 처방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며 블록버스터에 한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의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의약품을 매주 2회(화, 목)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블록버스터를 노린다] <4>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스피리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치료제 부문에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스피리바(티오트로피움)'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다. COPD 치료 부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된 약물이다.
국내에는 지난 2005년 출시되어 경쟁 제품을 제치고 단연 앞서 나가고 있다.
스피리바는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COPD 환자의 폐기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호흡곤란과 증상악화를 억제하고 입원률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인다. 또한 스피리바는 하루 2~4회 흡입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아침에 한번만 흡입하면 24시간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약물을 휴대할 필요가 없으며, 꾸준히 약물을 흡입해야 하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높다.
특히 기존 COPD 치료제가 FEV1 50% 미만인 중증의 환자에게만 효과적인 것과 달리, 스피리바는 경미한 환자부터 중증 환자까지 모든 단계의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스테로이드가 아닌 흡입형 항콜린제여서 오랫동안 흡입해도 안전하며 하루 한 알의 캡슐을 넣어 사용하기 때문에 과다 흡입할 염려가 없고 부작용도 매우 경미하다.
이런 스피리바의 뛰어난 효과는 대규모 임상연구인 'UPLIFT'를 통해 거듭 확인됐다.
2002년 12월부터 전 세계 37개국 5993명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4년간 진행된 다기관, 다국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평행군 방식의 임상시험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피리바는 위약군에 비해 첫 번째 악화가 일어나는 시점을 평균 4.1개월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질환악화로 인한 입원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대조군보다 높았다. 또 약물을 투여 받은 기간 동안 사망위험이 크게 줄었으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연구결과는 스피리바가 심장마비, 뇌졸중,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안전성 이슈도 잠재웠다.
고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는 "UPLIFT는 COPD 환자의 폐기능을 개선할 뿐 아니라 질병의 악화를 억제하고 생존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스피리바는 조기진단과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초기부터 써도 굉장한 효과를 발휘한다"며 "현재 시판되고 있는 COPD 치료제 가운데 가장 자신 있게 처방할 수 있는 약"이라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15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스피리바는 화이자와 공동으로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매출보다 COPD 대국민 홍보가 중요"
스피리바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김형도 PM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스피리바는 대규모의 임상 연구인 'UPLIFT'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유일한 1일 1회 치료제로 복약 편의성이 높아 국제호흡기가이드라인에서 중등증 내지 중증 COPD 환자를 위한 1차 유지 요법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리바 시장 반응에 대해 김 PM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확고했다. 환자에 따라 치료 효과에 대한 편차가 있지만, 실례로 거동조차 힘들었던 환자가 등산을 할 수 있게 된 사례 등을 소개받기도 했다"며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해 효과는 이미 검증됐으며, 이제 데이터를 통해 입증하는 단계라고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급여기준과 관련, "폐기능 검사를 통해 FEV1이 정상인의 80% 미만일 경우 급여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험급여를 위해서는 폐기능 검사가 필수인데, 검사 장비가 갖추어진 종병과는 달리 검사기기 보급율이 비교적 낮고 사용 빈도가 낮은 개원가에서의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제한을 받는다는 점이 한계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PM은 스피리바의 마케팅 포인트에 대해 "COPD는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이 문제"라며 "COPD 인지도 향상을 위해 결핵및호흡기학회와 함께 대국민 캠페인인 ‘폐의 날’ 진행하는 등 질병 알리기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피리바는 지난해 약 14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30% 가량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김 PM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