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병원들이 중국와 러시아 등 아시아 각지에서 외국환자 유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 부유층들을 공략하며 수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가 하면, 현지 병원 등과 유리한 입장에서 협력병원 협약을 맺으며 아시아 의료허브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에 진출한 인하대병원은 16일 현재 초진환자 1000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현지에서 환자들을 잡아 해외환자 유치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으로 청도에 국제진료센터를 개소한지 불과 100여일 만이다.
이러한 성과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 아래 가능했다.
인하대병원은 중국 진출을 목표로 교수진들에게 중국 의사면허 취득을 권유하고 있다. 그 결과 벌써 24명이 면허를 취득, 현지에서 외래진료를 보고 있다.
또한 청도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민병원과 수입을 나누는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현지 환자들에게 인하대병원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중국의 국제진료센터는 아시아 공략을 위한 교두보라고 볼 수 있다"며 "빠른 시간안에 자리를 잡은 만큼 중국 현지 환자들을 한국으로 유치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러시아에 위치한 삼성물산 등 계열회사들을 적극 이용하고 인터내셔널 SOS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이미 상당수의 러시아 환자들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에는 진료목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한 환자수가 13명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외래환자 26명을 비롯, 64명으로 크게 늘었고 2006년에는 137명, 2007년에는 226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외래환자 306명을 비롯, 전체 환자수가 400명에 달했으며 환자 1명당 평균 17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쓰고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듯 러시아 환자들이 많아지자 삼성서울병원도 통역인력을 채용하고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러시아환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은 "러시아 환자들이 삼성서울병원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로 상당한 환자 및 관계자들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며 "특히 현지 에이전시들이 입소문을 타고 삼성서울병원과 제휴를 맺기를 희망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도 최근 사우디 부호를 유치한 것을 계기로 아시아 공략계획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부호가 보름여만에 1억여원의 병원비를 쓰고 돌아가자 이에 대한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보고 있는 것.
이렇듯 각 대학병원들이 아시아 공략에서 승전보를 울리자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와 힘을 합쳐 러시아 환자유치를 위한 팸투어 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중이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몇몇 대학병원들과 극동아시아 지역들을 돌며 국내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한창이다.
인하대병원 이두익 의료원장은 "국내 의료기관들은 이미 아시아 의료허브로 도약할 상당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지금은 몇몇 병원들이 선도하는 수준이지만 머지 않아 한국이 아시아 의료허브로 우뚝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