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논란 등으로 보건의료계에도 치열한 이념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진보적 학자들이 모인 학회가 결성돼 주목을 끌고 있다.
'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정책학회'가 그 주인공. 건강정책학회는 이달 초 창립총회 및 창립학술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건강정책학회는 지난 2007년 출범한 건강정책포럼 산하의 학회로 울산의대 조홍준 학회장을 필두로 한양대 신영전 교수, 경북대 감신교수, 제주대 이상이 교수 등 보건의료계에 이른바 진보적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학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조홍준 울산의대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비판과 대안'이 학회의 핵심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조홍준 교수와의 일문일답.
Q. 학회의 창립을 축하한다. 건강정책학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기존 학회나 학술활동에 대한 비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려고 한다. 그동안 학자들이 정부정책의 정당성을 만들어주고 이를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르지는 않았는지…. 새로운 담론에 대한 모색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혹은 학술활동과 실천활동을 통합하는데 게으르지는 않았는지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Q. 여타 학회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구성이나 운영방식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비판과 대안이라는 서술어에서 보듯 이를 지향점으로 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현실정책에 기반해 보다 열린, 그리고 진솔한 토론을 하고자 한다.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닥친 문제를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소통이라는 측면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연례적인 학술대회 개최에 그치지 않고 회원들과 혹은 국민들과 소통을 해나가고 싶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하고 개방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Q. 첫 학술대회 주제로 의료민영화로 택했었다. 특별한 이유 혹은 의미가 있나.
-현재 보건의료분야의 최대 이슈다. 의료민영화는 사실상 한국의료자체를 바꿀 수 있는 거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보자면 이에 대한 실제적인 토론 없이 그저 찬방양론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의료민영화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대안마련을 첫번째 과제로 택해봤다. 시작은 보건의료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경제나 법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진보적 건강정책을 모색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Q. 향후 학회 운영방안은.
-일단 8월초 웹진 발행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월 정기적으로 웹진을 낼 생각이다. 가을에는 추계 학술대회도 예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인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방향이다. 학회의 성패는 회원들의 참여정도에 달려있다고 본다. 적극적인 토론과 비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