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불황과 유가상승이 장기화되면서 대학병원들이 에너지 소비비용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신축되는 건물에 열병합 발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절약형 공조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원내 캠페인을 진행하며 효율성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병원계에 따르면 대형병원들의 경우 열병합 발전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 완공된 서울성모병원을 비롯, 삼성암센터, 세브란스 새병원 등은 예외없이 열병합 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 절약을 노리고 있다.
열병합 발전시스템이란 가스터빈을 이용해 전력과 열을 동시에 발생시켜 에너지 이용률을 85%선까지 높이는 발전체계를 말한다.
실제로 국내 병원계에서 가장 먼저 열병합 시스템을 갖춘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이를 통해 8억~10억원 가량의 예산을 절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내 공조설비를 절약형으로 바꾸거나 새로이 구축하는 곳도 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효율적인 전력관리를 위해 계절별, 시간대별 자동 제어시스템을 조성했으며 삼성암센터는 간접조명방식으로 전력을 구성해 에너지절약은 물론, 환자가 병상에 누워서 이동할 때 조명으로 인한 눈부심 현상을 최소화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도 증기공급 및 회수배관을 보강하고 고효율 조명으로 조명시설을 개선, 연간 10% 이상의 에너지 사용량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캠페인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운동을 펴는 병원들도 늘고 있다. 직원들에게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주지시키고 시스템을 바꿔 시설보다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해보자는 의도다.
고대 구로병원은 최근 '에너지, 물자절약 지킴이' 발대식을 갖고 전기, 가스, 수도와 각종 소모품을 5% 절약하겠다는 목표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성바오로병원도 전등과 PC관리 요원을 배치하고 의료기기 및 냉난방 기구까지 관리해가며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을지대병원도 마찬가지. 특히 을지대병원은 지자체 등과 자발적 에너지 절약 협약을 맺고 대외적인 활동을 펼쳐 '에너지절약 촉진대회'에서 대전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대 구로병원 변관수 원장은 "병원은 늘 같은 고정비용이 지출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예산절감이 쉽지 않는 기관"이라며 "하지만 에너지 비용은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병원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구성원들이 많아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경우 생각보다 높은 효율성을 볼 수 있다"며 "직원들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