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주도로 편찬된 조선의학서 '동의보감'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의료계와 한의계가 의학적 가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BS가 동의보감의 의학적 진실을 재조명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KBS 1TV는 6일 오후 10시 특집다큐 ‘동의보감, 그 의학적 진실은?’ 편을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지난달 30일 ‘동의보감, 세계적 의학서적이다’ 편에 이어 제2편이다.
KBS는 이날 방송에서 현대 의학적 관점에서 동의보감을 검증하고, 400년 전 허준 선생이 편찬한 의학서의 진실성을 다룬다.
방송 예고에 따르면 가톨릭의대 전신수(신경외과) 교수와 한의학계는 동의보감의 진실성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한 결과 침이 뇌의 운동피질 활성화를 일으키는 사실이 밝혀졌다.
뇌중풍 마비치료에 효과가 큰 양릉천혈에 침을 놓고 f-MRI촬영을 한 결과 뇌의 운동피질이 활성화됐고, 이는 곧 간접적으로 경락의 존재유무를 현대의학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KBS는 동의보감에도 암 치료법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최원철(한방내과) 센터장이 동의보감식 해석으로 3기, 4기 암환자의 1년간 생존율을 40% 이상 끌어 올렸다는 내용도 소개한다.
이와 함께 서양의학자들은 동의보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도 들어봤다.
방송에서 존슨홉킨스의대 마르타 한손(의사학) 교수은 “허준 선생은 17세기 동아시아의학을 정리했다”며 동의보감을 극찬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생물학 교수이자 심장을 스스로 뛰게하는 신경세포를 최초로 발견한 데니스 노블은 “동양의학은 시스템 생물학에 중요한 실마리로서 현대의학적 견지에서도 과학성이 입증된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학문적·임상적 유용성을 높이 평가받았고,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의 전통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나섰다.
한의사협회 김현수 회장 역시 경축 담화문을 통해 “이는 세계가 우리 한의학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의학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환영을 표시했다.
의협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도 "허준 선생 주도하에 기존의 중국 의서 등을 바탕으로 편집한 동의보감에 대해 세계가 이른바 역사상의 '유산'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일특위가 "이번의 문화유산 등재는 세계가 한방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면서 "한의계가 이를 세력 확장을 위한 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한의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