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타미플루 수급난을 예상하는 경고들을 접하고도, 대책 마련에 소홀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신종플루 긴급현안보고 자리에서 신종플루 대유행에 대한 정부의 준비 부족을 강도높게 질책했다.
실제 원 의원에 따르면 타미플루의 추가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은 감사원과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내에서도 제기된 사항이었다.
2007년 감사원이 질병관리본부 감사에서 "대유행 인플루엔자에 대비해 비축애햐 할 항바이러스제, 백신 등을 충분히 비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는 것.
특히 감사원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인구대비 20~30%에 해당하는 양을 비축목표로 정해 비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2007년 5월 현재 인구대비 2%에 해당하는 분량만 비축하고 있어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사원 지적 이후 2008년 들어서야 인구 20%인 1000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 확보목표를 세웠으나 올해 현재 500만명분 확보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질병관리본부는 타미플루 구입 예산으로 여행자 수첩을 제작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 의원에 따르면 2005년 질병관리본부는 타미플루 구입 예산 65억원(20만명분)을 편성했으나 애초 예산편성 단가보다 싼 가격으로 약품을 구입하게 되자 남은 예산 15억원 중 일부인 2억원을 여행자수첩 제작이나 청결티슈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백신 공급과 관련해서도 수차례 내외부적 경고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2006년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백신 품귀현상이 예측된 바 있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재의 상태에 이르렀다.
원희목 의원은 "정부가 수차례의 경고음을 조금만 귀 담아들었어도 오늘과 같은 티미플루, 백신 부족 때문에 전국민이 공포에 떠는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늑장대응을 질타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