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이 치열한 로봇수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간보험 상품의 등장에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거의 모든 대형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로봇수술기인 '다빈치'를 들여왔다. 현재 전립선, 신장절제술, 자궁암, 난소암, 위암, 대장암 등 거의 모든 외과 수술에 적용되고 있다. 얼마 전 한 병원에서는 로봇수술이 2000례를 넘었고 다른 병원들도 수술 건수를 급속히 늘리고 있다고 한다.
의료시장에 새로운 최첨단 수술법이 등장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비급여 항목이어서 한번 시술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데다 일부에서는 너무 과잉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임을 놓고 본다면 예기는 달라진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등장한 수술법이 하루아침에 과당경쟁으로 환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로봇수술을 하는 의사들 가운데도 "기본적으로 비싼 수술인데다 수술하면서 소모품을 몇 개 쓰느냐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데 의사마다 천차만별"이라고 말한다. 결국 수술비를 늘이고 줄이는 것은 집도의 하기에 달렸다는 얘기다.
일제 로봇수술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모든 대형병원에서 다빈치를 도입했고 수술 영역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모든 수술을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나온다. 그런 만큼 로봇수술에 대한 적정한 비용을 정해 문턱을 낮추고 안전하고, 올바른 시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외국 회사의 배만 불리는 무분별한 기기 도입과 소모품 사용도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다빈치를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